크래프톤 정글을 시작하며

2024. 3. 22. 00:16크래프톤 정글 5기/에세이

크래프톤 정글 5기, 0318 ~0801

 

 

 

 


정글에 들어서며


 

3/18(월) 부터 경기대학교에서 크래프톤 정글 5기 프로그램에 참여중이다. 시험과 면접을 치룰때의 나는 합격을 간절히 바랬겠지만, 막상 프로그램 시작일이 다가오니 입대하는 것 같은 약간의 불쾌한 느낌이 가득했다.

 

월요일 도착 이후 짧은 입소식과 함께 곧바로 미니 팀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웹 개발 경험이 없는 나는 팀원들에게 짐덩이가 되지 말자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열심히 무언갈 했다.

 

 


미니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3/18 ~ 3/21)


 

목표를 달성했는지 내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최대한 목표 +@를 위해 노력했다.

 

웹 개발 능력과 경험이 풍부한 팀원들과 3일 간 고생하며 느낀 가장 큰 스트레스는, 내가 팀원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걱정 + 팀원이 말하는 내용 / 용어조차 알아듣지 못했다는 것이다.

 

물론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현재의 내 부족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부정적인 감정으로 다가왔다.

 

팀원들은 나의 부족을 친절하게 이해해주고 이끌어 주었으며, 바쁜 시간 속에서도 항상 나를 배려해주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막히는 부분의 코드를 대신 채워주는 형식의 도움이 아닌, 해당 부분을 내 스스로 채워나갈 수 있게 유도해주는 형식의 도움은 굉장히 인상적이고 감사했다.

 

 


지나온 과거에 대한 성찰


 

과거를 돌이켜보니 나는 하고싶은 게 생긴다면 전력으로 머리를 박아댔다.

 

음악이 하고싶다고 갑작스레 휴학 후 서울로 올라가서 1년을 보냈고,

변리사가 되겠다며 책을 잔뜩 구입해서 공부해보고,

방구석 트레이더가 되겠다며 잠도 줄여가며 주식에 몰두해보고,

재밌을까 해서 켜봤던 인터넷 방송도 엄청난 시간을 들였다.

 

전혀 생산적이지 않고 그렇다 할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지도 못했지만, ‘꽂히는 것에 시간을 쏟아붓고 내 손으로 끝을 냈기에 단 하나의 미련도 없다는 것’이 유의미한 결과물이라면 유일하게 그렇다 할 수 있겠다.

 

스스로 저러한 것이나마 챙겨갔다며 위안을 하긴 했지만, 이제는 뭔가 건실한 분야로 유의미한 결과물을 내야한다는 것을 강력하게 느꼈다. 느슨하게 보낸 대학 생활에서 유일하게 흥미를 가진 분야인 컴퓨터로 돈을 벌어봐야겠다는 생각이 가득했고, 졸업을 앞두고 있었으니 컴퓨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알아보기 시작했다.

 

마침 저 때 SSAFY 프로그램을 접하게 되었고, 신청 기간이었기에 열심히 준비해서 2차 시험 합격 이후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본가에서 1년 간 공부시켜주는 프로그램이라고 당연히 부모님이 좋아하실 줄 알았지만 어째서인지 별로 반기시지 않으셨고, 최종 면접에서 잘 해냈다고 생각했으나 떨어지고 말았다.

 

회사 불합격도 아닌 교육프로그램 불합격 소식은 나에게 엄청난 충격이었다. ‘내가 결국 방구석 개백수가 되는구나. 내가 교육프로그램 합격도 못하는 정도의 사람이였구나. 아버지와 형은 공부로 잘 먹고사는데 나는 머리가 안좋나? 내가 면접중에 뭔가 실수를 저질렀나?’ 와 같은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한 몇일을 보내며 크래프톤 정글이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됐고, 이런 저런 생각 끝에 마감일 직전에 지원서를 제출했다.

 

합숙과 컴퓨터과학 중점이라는 부분이 아버지에게 만족감을 드렸는지, 열심히 해보라는 아버지의 응원 덕분에 처음 접해보는 웹 개발 시험과 면접을 무사히 치뤄내고 합격할 수 있었다.

 

 


어떤 자세로 임할 것인가


 

친구들은 하나 둘씩 월급을 받는 사회 구성원이 되가고, 형은 결혼을 계획하고 있으며 아버지는 은퇴를 앞두고 있다. 부끄럽지 않은 친구, 가족 구성원이 되기 위해서는 단기간에 고속 성장을 해낸 이후 경제적 자립을 해내야 한다.

 

내가 만든 결과물을 특정 대상에게 평가받을 수 있고, 대학 생활에서 흥미를 가져본 분야인 컴퓨터로 돈을 벌 수 있는 직업은 개발자이다. 개발자가 되기 위한 요소를 학습할 수 있는 프로그램 중 가장 밀도 높은 프로그램은 크래프톤 정글이라고 생각하며, 따라서 나는 크래프톤 정글 프로그램에서 단기간에 고속성장을 이뤄내야 한다.

 

현재 54명의 합격자 중 CS 지식과 개발 능력을 평가한다면 내가 54등을 할 것이다. 이 사실을 잊지 않고 프로그램이 끝날 때까지 다른 사람보다 몇배는 더 노력해야한다. 어제보다 오늘 더 일찍 교육장에 도착하고 더 늦게 기숙사로 돌아가는 날이 반복되는 게 매일의 목표이다.

 

하지만 너무 조급해하고 다른 교육생의 지식과 능력과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최대한 피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남과 비교하는 것이 안좋은 것이라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나는 가끔 이성적이지 못한 인간이기에 스스로에게 짜증도 날 것이며 순간을 피해버리고 싶은 시간도 분명 있을 것이다. 다만 약간의 부정적인 감정을 느낀다 하더라도 발전하는 미래를 기대하는 긍정적인 감정이 더 큰 매일을 보내는 것이 목표이다.

 

 


5개월간 얻어가고자 하는 것


 

우선 CS 지식을 머리에 각인해가고 싶다. 면접 상황에서도 도움이 될 것이고, 프로그램을 만들 때 더 효율적인 코드 작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 문장에서 작성한 ‘더 효율적인 코드 작성’에 CS 지식이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유치원생에게도 설명할 수 있을 정도로 능숙하게 지식을 얻어갈 것이다.

 

다음으로는 알고리즘 문제 풀이 능력이다. 면접 상황에서 CS 지식이 도움이 되려면 일단 코딩 테스트 통과부터 해야하니 말이다. 또한 공식적인 ‘서비스 개발 팀 프로젝트’ 이외에도 혼자서 뭔가를 만들려고 노력해보며, 개발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 또한 나에게 필요한 일이다.

 

개발자라는 동일한 직종을 희망하는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것도 유의미하다고 생각한다. 같은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조언하며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한다면 같은 길을 가려고 하는 우리에게 서로가 큰 자산이 될 것이다.

 

가장 강렬하게 얻어가야 하는 것은 ‘문제 해결 습관’이자 ‘컴퓨터 개발 공부하는 요령’이다. 매 주마다 주어지는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것은, 현재는 컴퓨터 문제에 한정되지만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며 나에게 있을 수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나는 컴퓨터 공부를 이렇게 진득하게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12시간 이상을 앉아있더라도 ‘지금은’ 공부 효율이 좋지 못할 것이다. 프로그램 기간 동안 진득하게 공부하며, 공부를 더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스스로 깨우치고 싶다.

 

 

 


8월 1일 이후의 나는


 

얻어가고자 하는 것을 전부 얻어간 욕심 그득한 사람이 되고 싶다.

 

크래프톤 정글이 취업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은 하지만, 취업 바로 이전 단계의 프로세스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물론 다른 능력을 갖춘 참가자들은 프로그램 이후 곧장 취업에 성공하겠지만, 나는 그러한 준비된 참여자가 아니다. 프로그램 이후에도 취업을 위해서 내가 해야하는 단계들이 있을 것이고, 프로그램을 통해 그 단계들을 효율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과거의 포부 넘치는 글을 보고 창피해하는 내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자 !

'크래프톤 정글 5기 > 에세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In June  (0) 2024.06.02